대중과 소통하는 방식을

끊임없이 탐구하고 연구하는 예술가,

“작가 정아씨”

작가 정아씨로 활동하고 있는 양정아입니다. 저는 2019년부터 서울에서 활동을 하기 시작했어요. 현재 구로구 문화재단에서 운영하는 문화철도 959 레지던시에서 열심히 작업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나의 삶의 모습이 포켓볼 게임이라면’ 주제로 그림 그리고 있습니다. 시각예술가로서 평면, 회화작업을 많이 합니다. 전시 방식은 설치 및 영상, 음향 등 다양한 표현 방식으로 대중들과 저만의 방식으로 소통하고자 노력중입니다.

#언제 작가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었어요?

저는 작가가 될 수 없을 거라 생각했어요. 보통 미술 과외 같은 것을 하면서 인원이 어느 정도 채워지면 규모를 갖춰학원을 하는 게 일반적이잖아요. 그런데 저는 아무도 없는 상태에서 학원을 시작했어요. 그러니까 빚이 생기면 안 된다는 생각에 더 열심히 했었던 것 같아요. 매달 내가 아무것도 안 쓴다 해도 그게 안 되고 하니, 돈 버는 것이 이렇게 힘들구나 느꼈어요. 그러면서 언젠가 안정적으로 작업할 수 있는 시간이 오겠지 ? 막연한 꿈을 꾸었어요. 하지만 저의 시간은 언제나 없었어요. 결국에 남는 시간에 작업을 하는 것은 아니구나 뒤늦게 깨달았어요.

결혼 후 둘째 출산 전후 대부분의 시간은 아이 돌봄과 이어지는 집 시리즈 작업 스케치였어요. ‘집은 사람과 닮아있다’ 시리즈에 들어가는 산타를 닮은 집, 로켓 집, 리싸이클 집, 등대하우스, 고흐 집, 고갱 집, 당구 집, 비치하우스, 피카소 집 등 내가 머무는 집이 아닌 다양한 집들을 상상했습니다. 거주하는 나의 집이 아닌 집이 필요했던 것 같아요. 아마도 그 곳이 작가에게 작업실이 아니었을까 생각이 듭니다.

문화철도 959 신도림 역사에 있는 레지던시에 처음 입주할 때, 제가 둘째를 안고 갔어요. 둘째가 아직 어린이집 등원을 못할 때였는데, 작업실 자리가 궁금해서 일찍 갔었어요. 그랬던 제가 벌써 이 곳에서 다시 입주하여 5번방 작가로 지내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미술작가로 작품 활동을 꾸준히 하고 싶습니다.

#작가로서의 변화

2017년에 부산에서 첫 개인전을 준비했던 작품들은 거의 졸업 후 10년간의 작품 세계를 소개하는 시간이었습니다. 학부 시절에 서양화를 전공했지만, 주로 날카로운 목판화 작업을 많이 했어요. 목판 작업도 왜 선이 있잖아요. 그런데 목판으로서의 선은 깨끗한데 손으로 긋는 것에는 자신이 없었어요. 너무 어린 애 같은 그림 같았어요. 원래 애 같은 그림을 더 좋아하는 사람도 있는데 제 취향은 아니었어요. 남들은 괜찮아 하라는데 나 스스로가 만족이 안 되는 거예요.그런데 어린이들에게 그림을 가르치면서 자연스럽게 배우게 되었어요. 피카소가 아이들 그림을 이렇게 좋아했잖아요. 그러면서 나도 색깔 쓰는 것도 과감하게 하게 되고 분명히 저렇게 참 재미있게 그렸는데 그래서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다시 생각을 하고 어떻게 보면 차차 약간 나만의 작업의 방향을 좀 더 찾아갔었던 것 같아요.

959 문화철도에 머물면서 미뤘던 작업들을 하나씩 꺼내기 시작했어요. 처음 서울에 머물면서 작품활동을 했던 것들은 대부분 2017년부터 스케치했던 것들을 수작업으로 옮기는 일이었습니다. 아크릴이 되게 어려운 재료라 생각해서 저는 대학교 때는 굳이 아크릴 작업을 안 했어요. 저희 학교는 유화 작업이 기본적이었어요. 극사실위주의 작업을 하는 학교였거든요. 저희 학교 자체가 레핀스쿨이라 러시아 선생님이 직접 가르쳐줬어요. 그래서 전국에서 진짜 극사실로는 좀 유명하다는 사람이 다 우리 학교를 나왔던 것은 사진보다 더 리얼하게 그리는 걸 배워야 돼. 암튼 학교 분위기가 그랬어요.

그렇지만 저는 아크릴을 한 번도 안 해봤어요. 그러니까 한 번도 안 해봤던 재료를 쓴다는 게 되게 힘들잖아요. 유화로 는 안 되겠더라고요. 제가 집에서 작업을 해봤거든요. 유화는 마르는 데 시간이 되게 많이 걸러요. 기름을 쓰는 거고 아크릴은 물이잖아요. 수용성이니 전혀 다른 거지요.

물감을 샀는데 이상하게 색깔이 내가 원하는 색이 아닌 거예요. 똑같은 아크릴인데도 제품사마다 색깔이 많이 틀린 거예요. 제가 디지털 작업을 했잖아요. 먼저 그 디지털 색감을 똑같이 표현해야 되니까 나름 디지털 색과 가까운 색깔을 고르려고 했어요. 그래서 이 색깔도 사고 다 샀는데 아크릴이 제조사마다 색깔이 되게 다르고 발색하고 마르고 나서의 색깔이 많이 다르더라고요. 유화도 밑 작업을 어떻게 까느냐 틀리거든요. 아크릴은 다른 게 유화는 색이 점점 올라와요. 색을 어떻게 칠하느냐에 따라서 발색이 달라지는데 아크릴은 그냥 아예 덮어버려 그 밑에 색이 그닥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아요.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여러 시행착오를 겪었어요.

이 선 작업을 다들 붓으로 그었다 생각을 많이 하거든요. 유화 물감이 익숙했고, 아크릴 작업을 시도하는 것이 낯설었는데 이젠 아크릴 작업이 저의 주 재료가 되었습니다. 분명 입주 시작할 때, 컴퓨터로 스케치하는 것들은 일러스트 적인 그림들이 많았어요. 그때 제 그림들은 제가 이해한 것들을 설명하는 그림들이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작업실을 가면서 회화 작업의 재미도 알게 되고, 더 적극적으로 그림을 그리고 싶어서 화방을 자주 갔습니다. 대형 화방을 매일 가서 새로운 재료를 사서 실험했어요.

아마 부산에 머물렀으면 이렇게 작품이 많이 발전하지 못했을 것 같기도 합니다. 제가 서울에 와서 가장 즐거웠던 일이 화방 가는 일이었거든요. 대형 화방을 찾아가면서 다양한 미술재료 중 제가 즐겨 쓰는 색을 찾았고, 캔버스도 주문제작하면서 제가 좋아하는 형태, 둥근 캔버스의 라운드를 쳐서 좀 더 당구공다운 작품으로 만들어가고 있어요. 그리고 작품에 어울리는 액자집도 찾는 등.. 작가가 되는 데 필요한 것들을 조금씩 만들어 가는 중이에요.

#작가 정아씨 그림 스타일

제 그림을 처음 볼 땐, 팝아트 느낌이라고 생각할 수 있어요. 굉장히 대중적인 작업일 수 있거든요. 색감과 선 작업으로 이뤄진 이미지는 굉장히 디자인적인 요소가 강하다고 생각해요. 그렇지만 그림의 이미지 보다는 작가의 메시지가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현대미술에서 중요한 것은 메시지니까요. 시각적인 즐거움이 더해진다면 대중적으로 인기를 끌기 충분한 요소이기도 하지만, 결국에 메시지가 분명하지 않으면 작가의 작품 세계에는 한계가 오리라 생각해요.

집은 사람을 위한 공간이에요. 우리가 매번 화장실을 가야 되듯, 우리가 먹고 나가야 될 길이 필요하듯, 어딘가의 배출구는 필요하죠. 그래서 내가 꿈꾸는 집은 무엇이 필요할까 상상하게 되었어요. 보일러가 필요한 것도 사람 몸이 따뜻해지려면 심장이 필요하잖아요. 심장이 필요한 것도 사람 몸이 따뜻해야 하고 우리 집도 보일러가 필요해서 집이 순환이 되는 거죠. 이렇게 콧구멍이 있는 이유도 숨을 쉬기 위한 거잖아요. 그러니까 바람이 들어가고 나가야 하는 창문이 어디에 있고 문이 어디에 있고 이렇게 설계하는 게 우리가 몸을 건강하게 유지하듯 집도 건강하게 쾌적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설계가 필요해요.

건축 설계사무소에서 일할 때, 알게 된 사실이 있어요. 겨울철 눈이 많이 내리는 지역의 지붕은 뾰족한 편이에요. 반면 눈이 많이 내리지 않는 지역의 지붕은 평평한 편이래요. 눈이 너무 쌓이면 집이 무너질 수도 있잖아요. 그 때 그 얘기를 듣고 사람과 집은 닮아있구나 많이 느꼈어요.

그림이 주는 메시지는 저와 관계 맺은 것들을 조금씩 연결해가는 것이에요. 그것은 Ai가 할 수 없어요. 저의 경험이남들과 동일하지 않죠. 선과 색으로 내 생각을 그리고 싶었는데 가장 먼저 떠오르던 경험이 건축가와의 이야기였어요. 인생을 살면서 가장 먼저 선택한 직업이 설계사무소에서 사보를 편집하고 기획하는 일이었거든요. 부산에서 가장 건물을 많이 지은 회사였어요. 그 중 건축사사무소 이용흠 회장님의 말씀은 저에게 많은 영감을 주었습니다. 첫 개인전을 준비할 때 그 분의 해주었던 ‘집은 사람과 닮아있다’ 는 이야기가 흥미롭게 생각났어요. 부산대학교 건축과 수업을 청강하기도 했는데 그때도 재미있었어요. 제가 교육대학원을 갔을 때, 타과 수업 중 홍익대 건축과 수업을 두 개를 들었는데 모두 건축에 관한 이론 수업이었습니다. 호기심이 다 풀리면 제 그림의 과제도 해결될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인사동 인사아트 개인전 때 집 모양 캔버스에 에스프레소 연작 그림을 그렸어요. 헤르조그 앤 드메론 작가가 추구한 박공 형태의 캔버스에 그림을 그린다면 내 그림이 주는 메시지가 명확할 것 같다는 느낌이었거든요. 코로나 시기에 ‘집은 사람과 닮아있다’ 는 이야기는 저에게 촉각을 자극하는 컵 시리즈와 커피 드리퍼가 내려지는 얼굴 형상으로 변해갔고, 저의 마음이 담긴 그림이 되어 갔어요.

세상은 그리 녹녹하지 않아요. 제가 느낀 우리 사회의 모습은 그렇게 따뜻하지 않았거든요. 2019년을 지켜본 서울풍경과 지금은 얼마나 달라졌는지 모르겠지만, 제가 본 그 곳을 최근에 당.구.공으로 비유해서 그리기 시작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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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시대를 살아가는 아날로그형

인간을 위한 안내서 #ChatGPT

2024년, 인공지능의 대중화가 시작되면서 올해의 트렌드로 주목받는 키워드가 있다.
AI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요구되는 능력이자, 생성형 AI를 원활하게 활용할 줄 아는 인간을 뜻하는 ‘호모 프롬프투스(Homo Promptus)’이다. 이것은 인간을 의미하는 ‘호모(Homo)’와 인공지능 시스템에 정보를 입력 하고 원하는 답변을 얻기 위해 질문하는 ‘프롬프트(Prompt)’의 합성어로, AI와 상호작용을 통해 새로운 기술을 적재적소에 사용할 줄 아는 인간의 능력을 강조하는 신조어를 말한다.

#박선주 #칼럼 #실감미디어 #chatgpt

'기상 캐스터'는 있는데

왜 '기후캐스터'는 없을까 ?

나는 2014년부터 2020년까지 SBS에서 날씨 정보를 전달했던 ‘기상캐스터’였다.
2017년 11월 결혼을 했고, 2020년 9월에 아이를 낳았다. 그리고 출산 후에도 다시 일을 하고 싶다고, 복직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출산 후에 다시 돌아가야 하는 이유에 대해 프리젠테이션 발표까지 하면서 어필했었다.

하지만 회사의 답변은 NO였다. 나는 시대가 바뀌었으니, 아무리 처우가 프리랜서여도 복직 후에도 엄마 기상캐스터로서 좀 더 신뢰감 있게 안정감 있게 날씨 정보를 전달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또 출산 후에 돌아온 선배들이 없으니까, 그 선례를 만들면 어떨까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