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로폼은 재활용 되는 거 아니냐고?

스티커나 테이프, 양념, 랩 등 깨끗하게 제거되지 않은 이물질 때문에 모든 스티로폼이 전부 재활용되는 게 아니다. 그렇게 재활용이 어려운 스티로폼들은 결국 소각이나 매립된다.
더욱이 스티로폼을 태우면 이산화탄소가 나온다고 한다. 매립하면 문제가 더 크다. 500년 이상 자연 분해되지 않기 때문이다. 바람에 휩쓸려 바다로 날아가기라도 하면 해양생물 뱃속으로 들어갈 수도 있는 일이다. 바다는 양식장에서 쓰는 스티로폼 부표로 인해 이미 고통 받고 있다.

그래서 나의 거부할 용기를 냈다. ‘용기내’를 하다 보면, 유통 산업에 퍼져있는 포장문제를 생각하게 되면서 그 동안 내가 얼마나 편리하게 살고 있는지를 생각하게 되었다. 더불어 이 비닐 하나를 버리고 나면 누군가에 치워주니까 우리 눈앞에서는 더는 안보이지만, 그게 끝이 아니라는 것을.. 결국엔 다시 우리에게 돌아온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친정엄마도 남편도 내가 ‘용기내’를 할 때마다 뭘 그렇게 굳이 수고스럽게 하냐고 말을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결국, 나를 위해 용기를 내는 일이었다.
1. 뒤처리가 훨씬 편했으며,
2. 집에서 나오는 생활 쓰레기 양을 줄일 수 있었으며,
3. 뜨거운 음식이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에 담긴 순간, 환경호르몬과 미세플라스틱으로부터 자유로울 수가 없는데 그런 걱정 없이 먹을 수 있는 것도 큰 장점 중 하나였다.

불편함이 주는 '가치'가 있다.

내가 자주 즐겨 찾아보는 자기 계발 유튜브 채널 중 ‘드로우 앤드류’ 채널이 있다.
저서_ <감성과 지성으로 일한다는 것>을 소개해주는 영상이었는데 거기에 편리한 것은 당연한 것이고, 이미 모든 게 편리하다보니 고마운 것도 없고, 갖고 싶다는 욕구도 딱히 없죠~ 그래서 오히려 ‘일종의 불편’이 요구 되고 있습니다. 편리함이 과잉될수록 사람들은 오히려 불편한 것에 ‘희소가치’를 느끼고, 그곳에다 오히려 돈을 씁니다. 예를 들어 벽난로와 LP판을 들 수 있죠. 불편하지만, 감성 있는 것.

이 영상을 보면서 ‘불편함의 희소가치’라는 표현이 너무 좋아서 메모를 해두었던 적이 있다.
‘용기내’ 또한 직접 ‘용기’를 내고 다녀오는 행위가 불편하지만, 지구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고, 장점이 더 많기 때문에 불편함의 희소가치를 즐긴다. 그렇게 나는 ‘프로 불편러’가 되었다.

너는 왜 자꾸 돈도 안되는 일을 하냐?

친정 엄마는 내가 용기내 뿐 아니라, 제로웨이스트 샵을 다녀오고, 이에 관한 글을 적고 있을 때마다 이런 말을 했다.

그럴 때마다 “엄마 나는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있고, 가치 있는 일을 하다 보면 돈은 따라오게 되어있어.” 라고 답을 하곤 했다. (이제와 이야기 하지만, 사실,, 이렇게 말하면서도 걱정되긴 했다..;)

용기내를 열심히 하고, 제로웨이스트 샵을 또 열심히 다니면서 이곳의 장점과 역할이 무엇인지 파악하게 되었고, 경험으로 체득한 점들을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에 올리니까 환경 덕후(?)로서 인정을 받게 되면서 곳곳에서 환경 관련 행사 진행자 섭외나 환경 인플루언서로서 광고 제안을 받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돈이 안되었던 일이 —> 돈이 되었다. (모든 기록하고 볼일 이다.)

일단, 아직도 대중적이지 않은 제로웨이스트 샵에 대해서 대략적으로 설명을 해볼까 한다. 이 곳에서의 역할은 크게 세 가지다.

1. 리필스테이션 2. 자원순환 3. 무포장 가게

첫 번째, 리필 스테이션

빈 용기를 가져가서 주방세제, 세탁세제, 바디워시, 샴푸 등을 그람수대로 구입할 수 있다.
나는 주로 사용한 플라스틱 주방세제나 세탁세제 용기를 들고 가서 세제류를 리필 했고, 이뿐 아니라 베이킹 소다, 과탄산 소다도 종종 리필 해오고 있다. 프랜차이즈 햄버거 가게에서 콜라를 다 마시고 나면, 추가 리필을 해서 먹었던 적은 많아도 이렇게 세제를 리필 하는 것이 참 ‘혁명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 사용했다고 하더라도 멀쩡한 플라스틱 세제 통을 버릴 때마다 죄책감이 들었었는데 용기를 계속 재사용 함으로 인해서 버려지는 플라스틱 낭비를 줄일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지구를 구했다는 뿌듯함은 덤으로 따라온다.

세탁 세제 채우는 중 입니다. 단 한 방울도 놓치지 않겠다는 매의 눈

2리터 꽉 채운 친환경 세탁세제 14,105원 나왔습니다.